"죽다 살았다"…집값 '반토막' 양주 옥정신도시 가보니

입력 2022-09-24 07:00  


국토교통부가 수도권에서 경기 안성·평택·파주·양주·동두천 등 5곳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면서 극심한 거래절벽을 겪던 양주 등 일부 지역에서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있다. 가격 하락은 막을 수 없겠지만 최소한의 거래 숨통은 트였다는 평가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양주 옥정동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 58㎡는 이달 2억9500만원에 손바뀜됐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기록한 4억9800만원에 비해 41% 내리면서 2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해당 단지 매물 호가도 동일 면적 기준 3억원부터 시작된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만 빠르게 가능하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집주인들이 여럿 있다"고 귀띔했다. 매수자 없이 매물만 쌓여가는 탓에 호가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과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500건 내외였던 양주시 옥정동 매물은 지난 22일 777건으로 9개월 만에 약 50% 증가했다. 매수심리가 얼어붙고 매물 적체는 심화하면서 같은 기간 양주 집값은 2.80% 하락했다.

다만 지난 21일 정부가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발표하면서 변화가 감지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0년 6월 규제지역으로 지정됐던 양주도 오는 26일부터 전 지역이 비규제지역이 된다.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는 "발표 직후 이제 대출을 받을 수 있냐는 집주인들의 연락이 여럿 왔다"면서 "급매물로 내놨던 집을 거둬들이는 이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자칫하다가 집을 날릴 수 있는 처지였다보니 '죽다 살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내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고 잔금을 치르기 위해 기존 주택을 급매물로 내놓는 사례가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주 옥정신도시에는 내년까지 약 9200가구가 신규 입주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중도금 대출을 집단대출로 받은 뒤 잔금을 납부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다주택자에게 주택담보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기존 집을 가지고 있으면서 새집을 분양받은 이들은 기존 집을 처분하고 대출받아야 했다. 하지만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면서 기존 주택을 팔지 않아도 대출이 가능해지게 됐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중도금 대출 발급 기준이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되지만, 조정대상지역이 풀리면 가구당 2건까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규 주택을 사거나 중도금 대출받을 때 기존 주택 처분계약서를 제출하거나 처분 서약을 해야 했지만, 그럴 필요도 없어진다. 급매물이 나올 이유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이 관계자는 "옥정신도시 집값은 사실상 반값이 됐고, 집주인들도 집값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 가격에 누가 팔고 싶겠나. 대출 규제가 풀렸으니 새 주택 분양 조건으로 기존 주택 처분을 약정한 경우 등을 제외하면 급매물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세금 부담이 줄어드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2주택 소유자에게 8%의 취득세 중과 기준을 적용했지만,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면 2주택자까지 1~3%의 일반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2주택자 이상은 기본세율에 30%포인트까지 중과되던 양도세도 6~45%의 기본세율을 적용받는다. 양도세 비과세 요건 중 2년 실거주 의무도 사라진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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